
최근 영주권 수속 중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반드시 알아 두셔야 할 중요한 판례 변경이 있었습니다. 지난 2026년 8월 13일, 이민항소위원회(BIA)는 Matter of Delcarmen-Lara 판결을 통해 14년간 유지되어 온 기존 판례(Matter of Arrabally and Yerrabelly, 2012)를 공식적으로 폐기했습니다.
Advance Parole(여행허가서)는 영주권 원서(I-485) 심사가 진행 중인 분들이 출국을 하더라도 신청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되지 않게 해 주는 서류로, 재입국 시 ‘정식으로 입국심사(inspected)를 받은 것’으로 처리되어, 입국이 허가되었다면 INA §245(a)에 따른 영주권 신청 요건을 충족시켜 주는 중요한 역할을 겸해왔습니다.
조금 자세히 설명드리면, 미국 내에서 영주권 신청(신분조정)을 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입국심사를 거쳐 입국허가를 받았거나 parole을 받은(inspected and admitted or paroled)’ 기록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과거에 입국심사 없이 국경을 넘어 들어오셨던 분들은 별도의 예외가 없는 한 다른 요건을 다 갖추어도 미국 내에서 신분조정을 통한 영주권 신청이 기본적으로 불가능한데, 여행허가서로 출국했다가 입국심사를 거쳐 돌아오면 그 재입국이 ‘paroled’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영주권 신청의 길이 열리는 효과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번 새로운 판결이 이 기능 자체에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불법체류 기록이 있는 분들의 출국입니다. 이민법상 미국에서 180일을 초과하여 불법체류(unlawful presence)를 한 뒤 출국하면 3년 입국금지가, 1년 이상 불법체류한 뒤 출국하면 10년 입국금지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번 Delcarmen-Lara판결에서 직접 문제가 된 것은 바로 1년 이상의 불법체류에 따른 10년 입국금지(10-year bar) 규정입니다.
2012년 Arrabally 판례 이후 Delcarmen-Lara 판결 전까지는 여행허가서를 통한 출국은 이 규정에서 말하는 ‘출국’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되어 왔고, 덕분에 과거 불법체류 기록이 있는 분들도 여행허가서만 있으면 해외에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이번 판결은 바로 이 보호막을 제거한 것으로, 이제 1년 이상의 불법체류 기록이 있는 사람이 출국할 경우, 여행허가서가 있더라도 출국 자체가 10년 입국금지를 발동시키게 됩니다.
더 무서운 부분은, 만약 여행 후 재입국에서는 parole을 허가받아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영주권 심사 단계에서 “그 출국으로 인해 입국금지 대상이 되었다”는 사유로 영주권이 거절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과거 1년 이상의 불법 체류 기록이 있는 분들께는 여행허가서가 승인되었다는 사실이 그것을 사용해도 안전하다는 의미가 아니게 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예를 들어, 체류 허가 기간이 만료된 상태로 1년 이상 지내시다가 시민권자 배우자와의 결혼 등으로 영주권을 신청하고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계신 분들은, 이제 여행허가서를 받아 한국에 다녀오실 경우, 재입국은 되더라도 영주권 심사에서 10년 입국금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변경이 1년 이상의 불법체류 기록이 있는 모든 분들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BIA는 이번 해석을 소급 적용하지 않겠다고 명시했기 때문에, 판결일인 2026년 8월 13일 이전에 출국한 분들은 기존 판례의 보호를 받습니다. 또한 영주권 원서(I-485) 신청이 접수된 이후의 대기 기간은 불법체류로 계산되지 않습니다.
당분간은 과거 불법체류 기록이 조금이라도 있으신 분들이라면, 여행허가서가 있더라도 출국을 자제하실 것을 권해드리며, 출국 전 본인의 체류 기록 전체를 전문가와 함께 검토하여 영주권 거절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미연에 방지하시기 바랍니다.